쉼터 : 좋은글
등록시간: 2004-10-30    청솔   홈페이지: -   조회 : 1163   추천 : 578  
아름다운 중년

아름다운 중년               / 김한규



아름답게 나이든다는 것
그것은 끝없는 내 안의 담금질
꽃은 질 때가 더 아름답다는
순종의 미처럼
곧 떨어질 듯 아름다운 자태를 놓지않는 노을은
구름에 몸을 살짝 숨겼을 때 더 아름다워
비내리는 날에도 한 번도
구름을 탓하는 법이 없다

우아하게 나이든다는 것
그것은 끝없이 내 안의 샘물을 길어올려
우리들의 갈라진 손마디에 수분이 되어주는 일
빈 두레박은 소리나지 않게 내려
내 안의 꿈틀거리는 불씨를
조용히 피워내는 불쏘시개가 되는 일

아름답게 늙어간다는 것  
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욕망의 가지를
피를 토하는 아픔으로 잘라내는 일
혈관의 동파에도 안으로 조용히 수습하여
갈라진 우리들의 마른 강물에
봄비가 되어주는 일  

그리하여 너 혹은 나의 처진 어깨를 펴주고
가끔은 나를 버려 우리를 사랑하는 일이다
추하지 않게 주름을 보태어가는 일
다만 하루하루의 소중함을 모르고
지낸 날들이 슬펐을 뿐...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
  의견달기 ※ 최대 영문/한글 포함 500자 까지 등록 가능합니다. 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
[ 전체 총 : 2315 건 / 현재 113 페이지 / 총 116 페이지 ]
75   한 살 더 먹는다는 것은   휘파람 04-12-23 1173 655
74     한 살 더 먹는다는 것은   ㅇㅇㅇ 24-10-22 45 27
73       자동차보험비교 다이렉트   자동차보험 24-12-09 15 5
72   내가 모르는 삶은   청초 04-12-20 1158 625
71   12월의 엽서   류영애 04-12-15 1171 592
70   그때   운영자 04-12-12 1165 605
69   내 울음, 깊고 무거울 것이다   천둥 04-12-10 1161 597
68   우리의 심장을 누가 뛰게 하는가   바람 04-12-08 1208 570
67   친철   박한재 04-12-06 1154 591
66   마음   박한재 04-12-06 1167 584
65   빈손의 의미   청산 04-12-03 1161 579
64   12월에 담겨진 우리의 몫   청산 04-12-02 1203 604
63   12월, 우리는   임영준 04-12-02 1169 600
62   이 가을에 나를 돌아보며   길손 04-11-24 1311
61   노가리 최신 유머  [1] 진짜재미있음 04-11-24 1158 595
60   검은하늘  [1] ㅉㅉㅉ 04-11-23 1157 574
59   바람이 돌더러   박노해 04-11-23 1163 603
58   고독하다는 것은   외로움 04-11-21 1158 568
57   탄원서   형제 04-11-16 1167 590
56   그대들을 위하여   겨울나무 04-11-14 1153 573

[◀◀ 이전 10개] [111][112] 113 [114][115][116] 
        
 
  제목 이름 내용 대분류별