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등록시간: 2006-09-07
 김낙필
홈페이지: -
조회 : 1204
추천 : 704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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죽어도 좋아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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죽어도 좋아 / 김낙필
사는게 지루해져
그만 살고싶은데
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
안 사는 방법도 가지가지라서
선택도 쉽지가 않다
밟히는 일도 많아서 걱정도 많다
졸도하실 노친네가 그렇고
망연자실할 애들이 그렇고
휘둥그래질 지인들이 그렇고
낙담할 친구들이 그렇고
넋놓고 울 숨겨논 애인이 그렇다
걸리는것들이 이리 많다보니
안 사는일은 애저녘에 글러버린 일이다
주섬주섬 줏어담는 핑게거리도
까탈스럽고 우습다
묘를 써 달랠까
화장을 해 달랠까
분골은 어디다 뿌리는게 좋을까
섬진강도 좋고
충주호도 좋고
청풍명월 청풍도 그만이고
잔잔한 청산리포구 앞바다
가슴시린 남한강가도 괜찮은데
어디가 제일 좋을지 모르겠다
일단 결정날 때까지만
대충 살아야겠다
결심 못하면 그냥저냥 할 수 없고
심사가 이러니 지지리궁상 벌 받겠다
지루한 것도 사는 일인데
사는 일 일진데...
미리 유서나 한 장 써놔야 겠다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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