쉼터 : 좋은글
등록시간: 2005-01-30    젼뎌보자   홈페이지: -   조회 : 1179   추천 : 608  
잡초(자유게시판에서 옮김)

 

어느 도로가 보도블럭 틈새로

싹을 틔운 잡초야

나무그늘에 가려 잠깐 쬐는 볕에도

너는 진한 잎을 지녔구나

구둣발에 채이고 밟히고 밟혀

네 푸른살에 온통 진물이 흐르고

그 상처에 딱지가 앉기도 전에

희뿌연 매연이 할퀴고 지나가도

처절한 몸부림으로 살아있는 네가 고맙다

이 잔인한 계절을 용케 버티고 나면

네몸 어딘가에 생명의 씨알이 맺히리라

너도 이렇게 살아내는데 나도 한번 살아봐야지

 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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